EP04. 최적화자의 철학 —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삶
EP04. 최적화자의 철학 — 시스템으로 굴러가는 삶
솔직히 고백한다.
지금까지 여러 형태를 소개했지만, 나는 수도승이 아니다. 월 100만원으로 살 자신 없다. 물욕도 있고, 가족에게 뭔가 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다.
그렇다고 빌더도 아닌 것 같다. 모든 걸 걸고 사업에 뛰어들 배짱이 없다. 도박사는 더더욱 아니다.
그럼 나는 뭘까?
여러 형태를 공부하면서 깨달았다.
나는 아마 "최적화자"에 가까운 것 같다.
최적화자란 누구인가
최적화자는 이런 사람이다.
"효율적으로 중산층을 달성하고, 나머지 에너지는 삶에 투자한다."
화려하지 않다. 대박도 없다. 하지만 불안하지도 않다.
핵심 특징은 이렇다.
- 본업에서 적정 수준의 수입을 유지한다
- 지출을 최적화한다 (극단적 절약은 아님)
- 저축과 투자를 "시스템"으로 자동화한다
- 남는 시간과 에너지는 일 외의 삶에 쓴다
수도승처럼 극단적으로 줄이지 않는다. 빌더처럼 밤새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지 않는다. 투자자처럼 시장을 매일 들여다보지 않는다.
그냥 시스템을 만들어놓고, 삶을 산다.
왜 이 형태에 끌리는가
EP01에서 야간 당직 이야기를 했다. 돈은 벌었지만 삶이 피폐해졌던 경험.
그리고 육아휴직 이야기도 했다. 돈은 줄었지만 삶이 풍요로워졌던 경험.
그때 깨달은 게 있다.
나는 "돈을 최대화"하고 싶은 게 아니라, "불안 없이 살고 싶은" 거다.
부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, 진짜 원하는 건 "걱정 없이 가족과 시간 보내는 것"이었다.
그러려면 대박이 필요 없다. 시스템이 필요하다.
매달 얼마가 들어오고, 얼마가 나가고, 얼마가 쌓이는지 예측 가능한 상태. 갑자기 큰일이 생겨도 버틸 수 있는 안전망. 은퇴 시점에 어느 정도 자산이 있을지 대략 계산 가능한 상태.
이게 내가 원하는 "부자"다.
숫자로 보면 초라할 수 있다. 하지만 나한테는 이게 맞는 것 같다.
최적화자의 핵심: 자동 파일럿
《The Psychology of Money》에서 모건 하우절은 이렇게 말한다.
"부자가 되는 것보다 부자로 남는 게 더 어렵다."
많은 사람들이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한다. 하지만 번 돈을 지키는 시스템은 없다.
최적화자는 다르다. 번 돈이 자동으로 굴러가는 시스템을 만든다.
월급 들어옴
↓ (자동이체)
저축/투자 계좌로 이동
↓ (자동매수)
ETF/연금 등에 투자됨
↓
남은 돈으로 생활이 시스템의 핵심은 "의지력에 의존하지 않는다"는 거다.
"이번 달은 저축 좀 더 해야지" → 실패 확률 높음 "자동이체 걸어놨으니 신경 안 써도 됨" → 성공 확률 높음
한 번 세팅하면 끝이다. 매달 고민할 필요 없다.
최적화자 vs 다른 형태
최적화자가 다른 형태와 다른 점을 정리하면 이렇다.
| 형태 | 핵심 전략 | 최적화자와 차이 |
|---|---|---|
| 수도승 | 지출을 극단적으로 줄임 | 최적화자는 "적정 수준"을 유지 |
| 빌더 | 시간을 투자해 자산을 만듦 | 최적화자는 본업 외 시간을 삶에 씀 |
| 투자자 | 돈이 돈을 벌게 함 | 최적화자도 투자하지만, 단순하게 |
| 도박사 | 고위험 고수익 | 최적화자는 리스크 최소화 |
| 하이브리드 | 본업 + 사이드 | 최적화자는 사이드 없이도 괜찮음 |
최적화자의 철학은 이거다.
"80점이면 충분하다."
100점을 받으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. 하지만 80점은 적당한 노력으로 가능하다. 그리고 80점과 100점의 실제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.
이 형태가 맞는 사람
최적화자가 맞는 사람은 이런 특징이 있다.
맞는 사람:
- 현재 삶에 대체로 만족한다
- 야망보다 안정을 원한다
- 일 외에 중요한 게 많다 (가족, 취미, 건강)
- 복잡한 것보다 단순한 걸 좋아한다
- "적당히 잘 살면 된다"고 생각한다
안 맞는 사람:
- "중산층"이라는 단어가 싫다
- 더 크게 성공하고 싶다
- 가만히 있으면 불안하다
- 끊임없이 성장해야 한다고 느낀다
솔직히, 최적화자는 "재미없는" 형태다.
드라마틱한 성공 스토리가 없다. "이렇게 해서 10억 벌었습니다" 같은 이야기가 안 나온다.
하지만 그게 핵심이다. 드라마가 없는 게 목표다.
최적화자의 리스크
공정하게 말해야 한다. 최적화자에게도 리스크가 있다.
리스크 1: 인플레이션
"적당히"의 기준이 계속 올라간다.
10년 전 중산층과 지금 중산층의 자산 기준이 다르다. 가만히 있으면 상대적으로 뒤처질 수 있다.
리스크 2: 본업 의존
최적화자는 본업 수입에 의존한다.
본업이 사라지면? 회사가 망하면? 업계가 쇠퇴하면?
시스템이 아무리 좋아도, 입력(수입)이 끊기면 멈춘다.
리스크 3: "그냥 그런 삶"
최적화자의 삶은 안정적이다. 하지만 흥미진진하지는 않다.
어느 날 문득 "나는 뭘 한 거지?"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. 큰 도전도, 큰 실패도, 큰 성공도 없는 삶.
이게 괜찮은 사람도 있고, 견딜 수 없는 사람도 있다.
마무리
나는 이 형태에 끌린다.
솔직히 대박을 원하는 마음도 있다. "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"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.
하지만 내 성격을 안다. 올인 못 한다. 리스크 싫어한다.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소중하다.
그럼 나한테 맞는 건 뭘까?
아마 최적화자, 또는 하이브리드일 거다.
아직 확실하지 않다. 하지만 적어도 "수도승은 아니고, 도박사도 아니다"라는 건 안다. 이것만으로도 범위가 좁혀진다.
다음 편에서는 최적화자가 실제로 어떻게 시스템을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다룬다. 자동이체, 연금, ETF. 복잡하지 않다. 한 번 세팅하면 끝이다.
[이번 주 생각해볼 질문]
당신은 "80점 삶"에 만족할 수 있는가?
아니면 100점을 향해 계속 달려야 하는 사람인가?
솔직하게 답해보라. 둘 다 괜찮다. 중요한 건 아는 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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